현장소식

블록체인이 섬나라 바누아투와 만나 생긴 놀라운 변화

2020.03.31 336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어떤 구호물자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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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그때그때 다르다’ 입니다.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을 치료하는 의약품, 굶주림을 채우는 식량, 안전한 대피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재난의 종류와 강도에 따라, 또 현지의 상황과 요구에 따라 필요한 것들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에 요즘은 많은 긴급 상황에서 전통적인 구호품 대신 현금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금 지급은 구호품 배급보다 더 쉽고 빠르며, 간단하다는 점에서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달 과정이 더딜 수 있으며, 사용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 옥스팜의 고민, 블록체인과 연결되다

블록체인 기술 (출처: Tumisu / Pixabay)
옥스팜은 보다 나은 현금 지급 방식을 찾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은행이나 계좌 등 금융 시스템이 열악한 현지 상황에 맞춰 어떻게 하면 빠르고 쉽게, 또 안전하게 현금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이에 옥스팜은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의 접목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블록체인은 거래내용을 담은 ‘블록(Block)’을 사슬처럼 ‘연결(Chain)’한 기술을 뜻하며, 가상화폐로 거래가 발생할 때
누구나 열람 가능한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입니다.
2020년 현재, 옥스팜이나 유엔세계식량계획 등 다수 국제기구에서도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블록체인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블록체인은 모든 참여자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으며, 따로 은행이나 중앙서버를 구축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어 준비 및 실행 과정이 경제적입니다. 더불어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여러 컴퓨터가 기록을 검증해 해킹으로부터 안전하고, 거래 내역 기록이 남아 투명성까지 보장됩니다.

옥스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캄보디아 농민들의 공정한 거래를 돕는 ‘블록라이스(BlockRice)’ 프로젝트, 스리랑카 영세 농민들을 위한 ‘작물 보험’ 등을 시도하여 그 실효성을 확인해왔습니다.

그리고 호주 동쪽에 위치한 섬나라 바누아투가 재난 상황에 맞설 수 있도록 옥스팜이 시도한
또 하나의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그램 ‘언블록드 캐시(Unblocked Cash)’를 소개합니다. 😊

| 세계에서 가장 자연재해에 취약한 나라 ‘바누아투’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 (출처: David Mark / Pixabay)
오세아니아 남태평양의 바누아투는 약 30만 명의 인구를 지닌 작은 국가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많은 여행객에게 사랑받지만, 동시에 ‘불의 고리’ 환태평양 조산대 위에 자리해 지진이나 화산 폭발이 자주 발생하는 지리적 특징을 지닙니다. 또한 언덕이 많아 산사태와 홍수까지 취약한데, 최근 몇 년은 기후 위기로 인해 사이클론도 자주 겪었습니다.

바누아투는 잦은 재난 발생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자연재해에 취약한 나라’라고도 불리는데요. 그동안 재난 상황 때마다 현지 주민은 물리적 원조를 전달받는 데 있어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곤 했습니다.

“바누아투는 80개 이상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이기 때문에 재난 복구 과정이 더욱 오래 걸리며 어렵습니다.
이재민이 도움을 받기까지 평균 4주 이상 소요되지만, 보통 배급받는 쌀이나 생선 통조림은 나트륨과 녹말 성분이 많아
현지 주민들, 특히 노년층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식품입니다.”

- 바누아투 ‘Unblocked Cash’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옥스팜 직원 산드라(Sandra)

​이를 고려해 옥스팜은 바누아투가 재해를 겪을 때 오직 구호품을 전달하는 전통적 재난 지원법 대신 상황에 맞춰 주민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금융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바누아투에서 옥스팜이 주민들에게 현금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블록체인 기술에 있었습니다.


| 바누아투, 블록체인을 만나다

Unblocked Cash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그램에 사용된 e-바우처 카드 (출처: Keith Parsons/OxfamAUS)
옥스팜은 협력업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고, 플랫폼을 통해 운영하는 e-바우처 카드를 제작, 주민에게 배포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①상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에 가서, ②상점 주인에게 e-바우처 카드를 제시하면, ③상점 주인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열어 카드를 스캔해 결제를 진행하면 됩니다. 상점 주인은 결제 후 구매자의 카드에 있던 가상화폐를 본인의 가상계좌로 가져오게 되는데, 이는 주기적으로 옥스팜과 협력업체에 의해 실제 현금으로 지급되거나, 새로 설립된 은행에서 인출할 수 있습니다.

참 쉽죠?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체크카드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

바누아투의 상점 ‘Pam Store’의 주인 새미(Sammy)가 옥스팜 e-바우처 카드와 모바일 플랫폼으로 결제를 시도하는 모습 (출처: Keith Parsons/OxfamAUS)
거래 내용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지원금의 사용 정보를 수혜자와 기부자, 옥스팜과 협력 기관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모두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카드 배급과 함께 이용 방식을 고지하기만 하면 되어 시간을 비롯해 자원이 절약되었습니다.

옥스팜 Unblocked Cash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이드(Loid)가 운영하는 잡화점 (출처: Keith Parsons/OxfamAUS)​
이제 주민들은 구호품을 배급받기 위해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각자의 사정에 맞춰 정말 필요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구매하게 되니 합리적입니다. 재난 중에도 현금이 가상화폐 형태로 유통되어 지역경제도 비교적 침체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옥스팜은 ‘Unblocked Cash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화산폭발로 피해를 입은 바누아투 187가구와 29개의 상점을 포함해 총 1,200여 명을 도왔으며, 현지인들은 이 시범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 블록체인 기술로 미래를 보는 바누아투 사람들

바누아투 포트빌라 지역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로이드 (출처: Keith Parsons/OxfamAUS)
옥스팜 Unblocked Cash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이드(Loid)는 바누아투 포트빌라 지역에서 작은 잡화점을 운영하며 수입을 얻습니다. 로이드는 프로젝트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거래 기술의 장점을 경험했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거래를 진행하는데, 현금거래만큼 빠르답니다. 거래 방식도 쉬워 금방 숙지할 수 있어요.
옥스팜이 e-바우처 카드를 나눠준 이후, 많은 사람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저희 가게를 방문하고 있어요.”

– 바누아투 ‘Unblocked Cash’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누아투 잡화점 주인 로이드

바누아투 포트빌라 지역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로이드 (출처: Keith Parsons/OxfamAUS)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후에 재난이 닥치게 되어도, 우리는 예전과는 다르게 반응할 것이며
저는 기꺼이 이 프로젝트에 다시 참여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 바누아투 ‘Unblocked Cash’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누아투 잡화점 주인 로이드

옥스팜은 블록체인 연계 프로젝트들의 활성화를 위해 옥스랩(Oxlabs) 팀을 꾸려 업계 전문가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기술·과학 부문에서도 꾸준히 힘쓰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파일럿 프로그램을 넘어 장기적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옥스팜의 연구는 계속됩니다! 💻📚



긴급구호부터 블록체인 활용 기술까지,
옥스팜은 오늘도 가난이라는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도움을 전합니다.


가난이 없는 공정한 세상, 옥스팜이 꿈꾸는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