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함께해요! 새것 없는 9월 ‘세컨핸드 셉템버’

2021.09.01 3460

‘택배가 도착했습니다’라는 알림을 받으면 퇴근 길이 한결 가벼워지는 마음, 한 번쯤 경험해 보지 않으셨나요? 나의 한 철을 힙하게 만들어준 뒤 조용히 의류 수거함으로 사라질 나의 ‘잇템’들이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의류 수거함으로 간 나의 옷들이 또 다른 누군가를 빛내 주며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아름다운 옷 뒤에 숨겨진 슬픈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옷은 언제부터 이렇게 흔해졌을까요?

 

 

@pixabay

옷 한 벌 사는 것이 귀해 설빔과 같은 특별한 날에만 새 옷을 사 입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휴대폰만 열어도 싸고 트렌디한 옷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도 모르게 결제 버튼에 손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패스트 패션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나의 옷 장도 언제든지 트렌드에 맞게 리뉴얼이 가능합니다. 하이패션의 디자인을 저렴하고 빠르게 제작하여 공급하는 패스트 패션은 최근 10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옷이 만들어질 때

 

@pixabay

옷감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티셔츠의 주재료인 면화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농약의 10%가 투입되며, 1 kg의 면화를 얻기 위해서는 물 2만 리터가 필요합니다. 옷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스터는 석유의 부산물로 만들어지며,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킵니다. 미세플라스틱의 주범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식물에서 추출하는 레이온 또한 제작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질병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레이온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옷 한 벌을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할까요? 티셔츠 한 장을 얻기 위해서는 2,700 리터의 물이 필요합니다. 청바지는 이보다 더 많은 물이 필요하죠. 면직류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그 해 유행 컬러를 알고 싶다면 강물의 색을 보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지구 상 폐수의 20%가 패션 산업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옷은 저렴한 인건비에서 나옵니다. 저소득 국가의 저렴한 노동력과 허술한 안전망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노동자들의 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2018년 옥스팜 불평등보고서 <부가 아닌 노동에 보상하라>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안주(Anju)는 하루에 12시간씩 일하지만 충분한 급여가 보장되지 않아 식사를 건너뛰고 일을 합니다. 그녀가 이렇게 일해 버는 돈은 한 해 평균 약 9 백 달러 (한화 약 1백 만원) 입니다. 우리가 쉽게 사는 옷, 그 이면에는 누군가의 눈물이 담겨 있습니다.


옷이 소비되고 버려질 때

 

맥킨지 보고서와 패션 매거진 ‘엘르’ 등에 따르면 매년 1,000억 벌 이상의 새로운 옷이 생산됩니다. 이렇게 많은 옷들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옷들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에서는 매년 6,000만 톤 이상의 옷과 신발이 생산되지만 이 중 70%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곧바로 쓰레기 매립장으로 간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옷은 쉽게 생산되고 쉽게 버려지고 있는데요.


2017년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의류 생산단계에서 배출된 폐섬유는 일평균 약 224톤에 달하고, 연간 약 8만 200톤의 폐섬유가 발생합니다. 폐섬유에는 여러 소재가 섞여 있기 때문에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 소각되지요. 2008년 연간 5만 4,677톤이던 의류 폐기물은 2014년 연간 7만 4,361톤으로 32.4% 증가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KBS 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에서는 ‘헌 옷 수거함’에 버려진 옷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옷들은 저소득 국가로 수출되어 결국 소각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저소득 국가에서 태어나 잠시 우리의 곁을 살았다가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탄소를 내뿜으며 사라지는 나의 옷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기후위기는 가장 취약한 사람에게 더욱 가혹합니다.

 

옷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기후위기를 초래합니다. 옷감을 생산하면서 매년 12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하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패션 산업. 이는 항공과 선박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은 양이며, 옷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특히 많은 양의 유독가스와 탄소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발생한 온실가스는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끝 모를 가뭄, 사이클론, 홍수 등 이상기후를 일으킵니다. 갈수록 자주 찾아오는 이상기후는 대응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국의 취약계층에게 더욱 가혹합니다.


함께해요, “새것 없는 9월”


생애주기 모든 단계에서 지구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옷, 비단 옷 뿐일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이 지구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누군가는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 기억해주세요.


옥스팜 영국의 옥스팜 샵 / 2019년 글래스톤베리 세컨핸드 셉템버 캠페인 현장

옥스팜은 1947년 전 세계 최초로 자선 상점인 ‘옥스팜 채러티숍’이 영국에 세운 후, 현재까지 영국 전역 500개 이상의 옥스팜 채러티숍과 온라인을 통해 기부 받은 물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1974년 옥스팜은 매립지로 보내지 않는 옷을 재사용할 수 있는 시설인‘Waste Saver’를 자체 개발하였고, 매년 12,000톤의 옷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채러티숍의 판매 수익금은 전 세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일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컨핸드 셉템버’는 2019년 영국에서 론칭한 후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 헨리 홀랜드 등을 비롯해 첫 해에 6만 2,000여 명이 캠페인에 서명하며 새 것 없는 9월에 함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2021년에는 배우 시에나 밀러가 글로벌 캠페인 홍보대사로 함께합니다. 옥스팜의 7가지 실천 방안과 함께 ‘새것 없는 9월’을 만들어 주세요. 화려한 물건 뒤에 감춰진 아름답지만은 않은 과정들을 기억하며,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함께해 주세요. 여러분의 아름다운 도전을 옥스팜도 응원합니다!


9월 한 달, 지구와 환경 그리고 취약계층을 위해

‘새것 없는 9월’을 함께 해보시면 어떨까요? ​

 


새것 없는 9월 옥스팜 세컨핸드 셉템버 캠페인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