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에세이
방글라데시: “재난에 휩쓸리지 않겠어요”
기후 재난으로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운 방글라데시 순다르반스 지역 ⓒ Fabeha Monir/Oxfam
방글라데시의 남부 해안 도시인 콕스바자르Cox’s Bazar와 사트키라Satkhira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수출 기업의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세계 최대의 맹그로브 숲인 순다르반스Sundarbans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개발 사업으로 인해 맹그로브 생태계가 급격히 축소되어 홍수와 사이클론 등 자연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역 생태계를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옥스팜은 기후위기에 취약한 해안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호주 정부 및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녹색경제와 기후정의를 위한 포용적 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안 지역을 건강한 생태계로 복원시키고,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녹색사업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경제를 통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안전한 곳에서 살고 싶어요”
아이와 안전한 곳에서 살고 싶은 모니라 ⓒ Fabeha Monir/Oxfam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해서
평범한 삶을 누리며 안전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모니라 카툰, 사트키라주 지역민
사트키라주 남서쪽 아툴리아Atulia에 사는 모니라 카툰Monir은 네 식구와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편의 일당 600타카(약 7,000원)로는 하루에 필요한 돈 1,000타카(약 12,000원)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16년 전 사이클론이 마을을 덮치면서 유일한 담수원이었던 연못이 침수되었습니다. 이후로는 물을 사서 마셔야 했고,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는 물을 사고 나면 음식을 살 수 없습니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깨끗한 물이 없어 생리 중 가려움증과 피부암을 겪기도 합니다. 피부가 민감한 아이들은 정화되지 않는 염수를 마시고 기침, 구토, 설사, 호흡기병 등을 앓습니다. 이곳은 갈수록 심화되는 기후변화 때문에 폭풍이 발생하는 빈도수도 잦아졌습니다. 대비할 겨를도 없이 갑작스럽게 닥친 재난에 집이 무너지고, 유일한 생계 수단이 되는 가축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립니다.
“양봉가로서 자긍심을 갖고 살아요!”
양봉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코루나 ⓒ Fabeha Monir/Oxfam
“양봉은 친환경적이고 명예로운 일입니다.
저는 유일한 여성 양봉가로서 자긍심을 갖고 있어요.
3년간 적자가 났지만 올해는 수익이 났어요.
돈을 벌어 어린 딸을 잘 키우고 싶어요.”
– 코루나, 순다르반스 양봉가
방글라데시에서 유일한 여성 양봉가로 활동하는 코루나Koruna는 매일 아침 농장으로 갑니다. 벌 상자의 뚜껑이 벗겨지진 않았는지, 햇빛을 잘 받고 있는지, 상자 안에 빗물이 스며들진 않았는지를 꼼꼼히 점검합니다. 코루나는 1년간 방글라데시 전역을 돌며 다양한 종류의 꿀을 수집하여 3월에 돌아옵니다. 양봉이 환경을 해치지 않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코루나는 관련 교육도 열심히 받았습니다. 꿀 가공과 보관법, 제품에 가격을 책정하고 판매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가공기로 수분을 제거하여 플라스틱 통이 아닌 유리병에 보관하면 최대 2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방글라데시 재난회복력 강화를 위한 노력
방글라데시 시라지간지 ‘몬순 홍수 이재민 대상 재난회복력 강화사업’ 착수식 ⓒ Oxfam in Korea
옥스팜 코리아는 2021년부터 방글라데시 중북부에 위치한 시라지간지에서 기후 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단기 소득을 제공하는 ‘캐시포워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라지간지는 우기에 토지의 1/3이 침수될 만큼 재난에 매우 취약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36만 가구 이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옥스팜은 홍수 대응 인프라 구축과 기후 회복력을 갖춘 소득 지원, 취약계층 보호, 재난관리체계 강화 등을 통해 기후 취약지역의 재난회복력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