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푸에르토리코, 산골마을의 폐교가 농장으로 바뀌며 발견한 존재의 의미

2021.11.26 2960
센트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여성이 농장을 둘러보고 있다. ©Todas/Oxfam America
2018년부터 푸에르토리코 산골마을 아둔타스에 위치한 폐교에서는 싱그러운 과일과 채소향이 퍼지기 시작했는데요. 도대체 폐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푸에르토리코 지역 여성들은 아무도 관심 없는 버려진 폐교에 주목하였습니다. 이곳에서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며 지역사회와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데요. 이들은 폐교에 ‘Centro Paz Para Ti (이하, 센트로)’라는 단체를 설립하였고, ‘당신의 중심에 평화가’라는 단체의 이름처럼 버려진 학교에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심으며 자신들의 삶에도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폐교에서 만난 변화의 이야기, 지금 만나보세요!


푸에르토리코 여성들이 마주한 한계

푸에르토리코 여성들은 장기간의 경제적 위기와 자연재해 등의 영향으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확산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는데요. 인구의 40% 이상이 취약계층인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 가족의 빈곤율이 무려 70%에 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기 전부터 푸에르토리코의 가난한 여성들은 가정폭력에 쉽게 노출되어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열악한 경제적 여건과 사회적 고립 그리고 지역사회의 보호가 부재함에 따라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매년 2,500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는 폭력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고 여성들도 경제적 자립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과일과 채소를 가꾸며 생계를 책임질 수 있어요!

“이 채소는 자원봉사자가 직접 재배했습니다.” 센트로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아라나 펠드만 소러는 폐교를 개조한 농장에서 고추, 가지, 토마토, 파파야 등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한다고 설명합니다. 식량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요. 자신들이 수확한 농작물로 굶주림의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매월 직거래 시장을 열어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물건을 판매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센트로 농장에서 키우는 농작물 ©Todas/Oxfam America

우리도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어요!

농장을 가꾸는 일 외에도 지역 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센트로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통해 지역 여성들은 수공예품 만드는 법을 배우고,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활동도 하고 있는데요. 교육에 참여한 캐서린은 한달에 한 번씩 자신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며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여성들은 태양전지 설치법을 배워 센트로가 사용하는 건물에 태양전지판을 직접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제작하고 판매도 하며 창작자의 삶을 살고 있어요!”
– 센트로를 통해 수공예 교육에 참여한 캐서린 –
센트로 외벽에 그려진 벽화의 모습 ©Todas/Oxfam America

나를 나로 존재하게 만들어준 곳이에요!

옥스팜은 센트로를 통해 여성들이 단순히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으로 독립하고 나아가 정서적인 독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센트로 외벽에 그려진 벽화의 모습은 여성의 결속력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많은 여성들이 가정에 머무르는 동안 폭력의 위협으로 불안감을 느꼈고, 센트로는 이러한 이유로 설립한 이후 단 한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습니다. 센트로를 알게 된 이후로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는 캐서린의 말처럼 버려진 폐교의 변화가 푸에르토리코 여성들에게는 단순히 경제적 자립을 넘어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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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센트로를 통해 5개의 농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수확한 농장물은 상점에 판매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더 많은 여성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푸에르토리코의 작은 마을에 일어난 변화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

모두가 생계와 폭력의 위기로부터 벗어나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 옥스팜과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