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소식

남수단: 1년간 내전으로 수단 난민 900만 명 피란

2024.08.26 531

렝크 경유 센터에서 지내는 수단 난민 가족 ⓒ Peter Caton/Oxfam

 

아프리카 수단에 내전이 일어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내전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고, 세계 최대의 난민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수단 국민 730만 명이 난민이 되었고, 200만 명 이상은 국경을 넘어 차드, 남수단, 에티오피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인근 국가로 피신했습니다. 옥스팜은 수단과 남수단 국경에 위치한 렝크Renk 경유 센터에 있는 7만 명 이상의 난민과 귀환민들에게 깨끗한 물, 위생시설, 현금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총탄을 피해 고향을 떠나 렝크 경유 센터에서
지내는 두 난민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난 14살 소녀
 

렝크 경유 센터에서 지내는 아시아 ⓒ Peter Caton/Oxfam

 

수단의 수도 하르툼 출신인 열네 살 소녀 아시아Asia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남동생들과 살고 있었습니다.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학교에 가는 시간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어머니 또한 소일거리를 하며 딸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2023년 4월 15일, 내전이 발발하면서 수단의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습니다. 도시는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했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총알과 폭탄이 쉴 새 없이 오갔습니다. 아시아의 가족은 침대 밑에 몸을 웅크리고 내전이 끝날 때까지 버텨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물과 음식은 곧 바닥이 났고, 전기마저 끊기자 고향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하르툼에서 렝크까지 꼬박 3일이 걸려 도착했습니다. 렝크 경유 센터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잠시 대기하는 보호 구역으로 난민들은 몇 주간 이곳에서 머물다 이동합니다. 하지만 수단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장소에 정착하고 싶지 않은 실향민들은 렝크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옥스팜 활동가에게  위생 교육을 받고 있는 아시아와 그의 가족 ⓒ Peter Caton/Oxfam

 

아시아의 가족은 혼잡한 렝크 경유 센터에서 6개월째 지내고 있습니다. 밤에는 종잇장처럼 얇은 매트 위에서 잠을 청합니다. 밖은 말라리아와 야생동물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기가 되면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이곳 렝크 경유 센터에 온 이후로 아시아가 유일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일주일에 두 번 여성센터에 가는 날입니다. 여성센터가 자신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는 아시아는 알파벳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영어를 배우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갈 고향에서의 삶을 그리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냅니다.

옥스팜 식수시설에서 손을 씻고 있는 아시아 ⓒ Peter Caton/Oxfam

 

“학교가 너무 그리워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른이 되면
병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 아시아, 수단 난민

 

총소리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불안한 나날들
 

수단 내전 중 다리를 다친 카미스 ⓒ Peter Caton/Oxfam

 

수단 내전이 발발한 이후 남수단, 이집트, 차드, 에티오피아 등 주변국으로 피신한 사람들만 200만 명이 넘습니다. 카미스Khamis도 아내와 세 자녀를 데리고 국경을 넘어 남수단으로 건너온 수단 난민입니다. 1년 전 사고를 당한 카미스는 치료할 돈이 없어 나무 지팡이를 의지해 걸어야 했습니다. 소득이 크게 줄자 아이들은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고, 아내가 시장에서 야채를 팔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내전이 카미스가 살던 외딴 마을까지 덮치게 되었습니다. 침대 밑에서 몸을 웅크린 채 숨어 지내던 카미스와 가족들은 이웃집이 습격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렝크 경유 센터에서 지내는 카미스와 그의 가족 ⓒ Peter Caton/Oxfam

 

“더 이상 총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가족의 안전만을 바랄 뿐입니다.”

– 카미스, 수단 난민

남수단으로 들어가는 안전한 경로를 계획하는 데만 20일이 걸렸습니다. 자금이 부족해 아내와 두 자녀가 먼저 집을 떠났고, 카미스는 불편한 몸으로 남겨진 6살 딸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매일 같이 딸을 꼭 안아주며 우리도 곧 떠날 거라고 안심시켰습니다. 렝크 경유 센터에 갈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마련한 카미스는 버스 두 대와 트럭을 갈아탄 끝에 3일 만에 렝크에 도착했습니다. 카미스의 가족은 렝크 경유 센터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총을 든 사람들이 보이지 않자 비로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카미스와 가족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렝크 경유 센터에 머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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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발생하기 전에는 이들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렝크 경유 센터 내 옥스팜 식수시설을 이용하는 카미스 가족 ⓒ Peter Caton/Oxfam

 

옥스팜은 내전을 피해 남수단과 차드를 포함해 주변 국가로 피신한 수단 난민과 귀환민들에게 깨끗한 물과 식량, 현금 등을 지원하며 돕고 있습니다. 전쟁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남수단의 인도적 위기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매일 1,500명 이상이 렝크 경유 센터에 도착하며 수용 인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가 이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점점 심화되는 위기를 해결하고 더 큰 고통을 막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최소 940만 명은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며, 그중 780만 명은 즉각적인 식량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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