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옥스팜 ESG] “포괄적 인권관리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 – 옥스팜 기업 자문서비스 책임자 클레어 리사만

2024.01.03 1163

옥스팜 제1회 ESG 컨퍼런스 현장 ⓒ Oxfam

 

2023년 6월 유럽의회에서 ‘기업 지속가능성 공급망 실사지침(CSDDD)*’이 통과되었습니다. 실사지침이 공식 발효되면 유럽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은 생산에서부터 유통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 및 환경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UN 기업·인권 이행지침 및 OECD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세부 기준이 마련되었으며, 국내 대기업 외에도 유럽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 공급망에 속해 있는 국내 중견기업 110여 개가 실사 대상 기업에 포함됩니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CSDDD를 국내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될 규제 중 하나로 꼽았는데요. 이제 기업도 경영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해야만 합니다. 점점 강화되는 기업의 공급망 실사에 우리 기업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20년 이상 윤리무역, 공정무역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 활동해 온 옥스팜 기업 자문서비스 책임자 클레어 리사만(Clare Lissaman)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기업 지속가능성 공급망 실사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CSDDD)은 기업의 경영활동으로 발생하는 인권 및 환경에 대한 잠재적 영향에 대해 기업 스스로 식별, 예방, 완화하고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실시지침이 적용되는 대상은 일정 규모 이상의 모든 산업군으로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제 및 파리협정 및 EU 기후 목표에 부합하는 기후대응 전략을 세우고 이행해야 합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Q. 옥스팜 기업 자문서비스팀은 어떤 일을 하나요?
 

클레어 리사만 옥스팜 기업 자문서비스 책임자 ⓒ Oxfam in Korea


옥스팜 기업 자문서비스팀(Oxfam Business Advisory Service, OBAS)은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잠재적·실질적 영향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권 문제에 대한 실용적 지침과 조언을 제공합니다. 옥스팜은 100여 개국에서 80년 이상 쌓아온 인도주의 및 국제개발 프로그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과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한 공급망 인권실사, 성평등 및 생활임금 개선 등을 위한 실무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1998 윤리무역 이니셔티브(ETI) 공동 창립 및 이사회 멤버

     ·  2004 공급망 평가 및 감사 플랫폼 세덱스(Sedex) 공동창립
     ·  2014 매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불평등보고서 발표
     ·  2016 유엔 여성 경제역량강화 최초 고위급 패널 역임

     ·  2017 국제노동기구(IOL) ‘Future of Work’ 위원회 역임

옥스팜은 글로벌 컨설팅기관 글로브스캔과 서스테이너빌리티가 매년 발표하는 <지속가능성 리딩기업> 조사에서 2015년부터 8년 연속 국제개발 NGO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유니레버, 막스앤스펜서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인권경영 내재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Q. 컨설팅기관이 아닌 NGO에서 진행하는 공급망 인권실사의 차별점은?
 

방글라데시 사바르 지역 의류공장, 옥스팜은 의류공장 노동자의 생활임금 개선을 위해 캠페인을 진행했다. ⓒ Fabeha Monir/Oxfam

 

유럽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NGO와 파트너십을 통해 공급망 내 노동자들과 신뢰를 쌓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옥스팜은 기업 파트너들과 함께 고충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동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이 인권관리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동남아 등에서는 포커스 그룹 중심의 노동자 참여형 사업을 오랫동안 수행해 왔습니다.


Q. 인권경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옥스팜 채리티숍의 공급망 중 하나인 공정무역상품 제조사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 Julia Girós/Oxfam Intermón

 

단순히 감사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인권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권리스크는 기업의 구성원이 인권관리를 내재화하면 자연히 해소되는 문제입니다. 비용 측면에서는 감사와 단기적 관리가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고 사후 수습으로 훨씬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감사 및 통제 중심의 인권관리는 협력사와 노동자에게 과도한 압력을 줄 수 있고 인권 개선을 위한 피드백 수집에도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Q. 한국 기업의 인권경영 수준은?
 

한국 기업 담당자와 함께 한 옥스팜 제1회 ESG 컨퍼런스 ⓒ Oxfam in Korea

 

한국 기업은 인권에 대한 서약 이행 수준이 매우 높고 감사를 통한 데이터 수집과 측정도 잘 이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약과 측정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에 대한 측면이 다소 아쉽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동자 중심의 인권관리 시스템을 수립한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CSDDD의 요구사항도 충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기업의 공급망 인권실사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옥스팜 제1회 ESG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클레어 리사만 ⓒ Oxfam in Korea

 
기업 구성원에게 인권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동시에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지요. 대표, 임원, 공장주 등 리더십 차원에서 인권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조직 차원에서 이끌어 줄 수 있다면 현장에 맞는 방법을 찾는 일은 의외로 쉽습니다. 옥스팜은 600여 곳의 채리티숍과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전 세계에서 공정무역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기업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비영리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인권관리와 실질적인 영향에 대해 기업과 소통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Q. 옥스팜의 최근 인권경영 분야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옥스팜은 기업의 인권경영 이행을 촉구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실질적인 인권경영 내재화를 위해 파트너십을 통한 기업 자문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캠페인 ‘비하인드 더 바코드(Behind The Barcodes)’를 통해 대형마트의 공급망 인권 정책과 실행 현황을 평가하고 4년간의 진척도를 발표하는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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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제1회 옥스팜 ESG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다양한 기업 담당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기업의 인권경영 사례와 국내 기업의 적용점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옥스팜은 80년 넘게 인권과 노동권, 공정무역, 불평등 이슈 등을 선도하며, 기업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모든 노동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옥스팜의 활동에 함께해 주세요. 
 
 
 
문의 | infokorea@oxfa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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