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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재난위험 경감사업 1년 후(1) – 쿠라가사 마을 사례

2023.02.09 1550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재건, 쿠라가사 마을의 변화>

2022년 6월, 방글라데시에는 122년 만의 대홍수가 발생하며 430만 명의 사람들이 살 곳을 잃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홍수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에도 방글라데시 중북부 시라지간 지구에 큰 홍수가 발생해 식수 및 위생시설 등 주요 인프라가 파괴되었습니다.
옥스팜은 반복되는 재난 상황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작년 2월부터 재난위험 경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수행한 지 1년 후, 쿠라가사 마을의 지역민과 함께 만든 변화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시장과 보건소로 가는 유일한 도로가 물에 잠기면…
 

우기로 수위가 높아진 도로를 배로 이동하는 지역민들 © Oxfam in Korea


매년 6월 우기 때마다 유실되는 쿠라가사 마을의 도로는 1,000여 명의 지역민들이 시장과 보건소에 가기 위해 이용하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그러나 나무로 엮은 배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익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2021년에도 7명의 지역민이 배를 타고 시장과 보건소로 가던 도중 물에 빠져 사고를 당했습니다. 우기는 매년 찾아옵니다. 매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릴지 알 수 없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마을이 물에 잠기기 시작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홍수로 익사 사고가 발생하고,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많이 사망합니다.”


– 미나 카툰(Mina Khatun), 방글라데시 시라지간 지역민
 
지역민과 함께하는 재건, 희망도 함께 자랍니다
 

쿠라가사 연결도로 재건 사업에 함께하는 지역민들 © Oxfam in Korea


옥스팜은 방글라데시와 같은 기후위기 취약국에서 활동하며 현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지역민들이 지역개발 사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문제를 직접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옥스팜 활동의 핵심입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민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캐쉬포워크Cash For Work’ 방식 덕분에 생계비 걱정 없이 재건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캐쉬포워크’는 사업에 필요한 사람을 동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민에게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는 현금을 제공하는 등 국제개발 현장에서 장점이 많은 지원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점은 참여하는 지역민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된다는 점입니다. 마을의 안전을 위해 어떤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할지, 누가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할지,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며 지역민들은 더 이상 이재민이 아닌 지역공동체를 이끄는 주체로서 자립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캐쉬포워크’로 얻은 추가 소득은 지역민들에게 자립의 힘이 됩니다
 

‘캐쉬포워크’에 참여하는 지역민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Oxfam in Korea


‘캐쉬포워크’에 참여하는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인건비는 방글라데시 정부와 국제기구가 정한 기준인 하루 약 4,200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현지 기준으로 보아도 크지 않은 금액인데요. 크지 않은 금액으로 보상을 정한 이유는 취약계층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캐쉬포워크’의 취지는 가장 취약한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얻을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홍수로 주거지를 4번이나 옮겼습니다”
 

‘캐쉬포워크’에 참여한 쿠라가사 마을의 미나 카툰 © Oxfam in Korea

 
“홍수로 주거지를 4번이나 옮겼고 지난 6월에는 홍수로 2개월간 이웃집에 얹혀살기도 했습니다. 이곳 쿠라가사 마을로 이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집의 토대를 높이는 것이었죠. 더 이상 홍수 때문에 집을 옮겨 다니고 싶지 않아요.”

– 미나 카툰(Mina Khatun), 방글라데시 시라지간 지역민

카툰의 상황만 이런 것이 아닙니다. 노야파라 마을의 조호카 카톤은 지난 5년 동안 홍수로 인해 3차례나 거주지를 옮겨 다녔습니다. 2020년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는 집이 완전히 물에 잠겨 이웃집에서 지냈습니다.


지역민의 힘으로, 시라지간 지구 인프라 재건은 계속됩니다


옥스팜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시라지간 지구의 도로 및 대피소 등 주요 사회기반시설을 재건하고, 20개의 식수시설과 15개의 화장실을 설치했습니다. 2022년 지역민 600명이 ‘캐시포워크’에 참여했으며, 마을에는 사업의 예산, 참여 인원 및 현황 등을 상세히 기재한 현판이 세워졌습니다. 예산이 얼마나 투입되었고, 몇 명의 주민이 며칠간 참여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을 통해 지역민과의 신뢰도 또한 더욱 높아졌습니다.

홍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반을 높인 식수시설(좌)과 화장실(우) © Oxfam in Korea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가장 홍수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홍수의 빈도와 피해 규모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대규모 인명 피해와 천문학적 경제 손실이 매년 발생하고 있습니다. 옥스팜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시라지간 지구는 특히 홍수에 취약한 곳입니다. 매해 우기마다 불어난 강물로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기며 식수를 포함한 생활용수가 오염되고 있습니다. 옥스팜은 홍수가 발생해도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중 플랫폼 관정’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도 시라지간 지구의 재난위험 경감사업은 계속됩니다.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 옥스팜의 활동에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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